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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명사들의 문장 강화 - 한정원 지음) 안도현 시인의 문장 강화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사이트

'명사들의 문장강화' 책에 관하여 두 번째로 글을 남깁니다.

첫 번째 글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이 책을 쓰신 분은 한정원 작가님이십니다. 명사들의 문장강화는 한정원 작가님의 한국을 대표하는 문장가분들을 만나 인터뷰를 하여 글쓰기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정리한 책입니다. 한 권의 책으로 여러 명의 훌륭하신 문장가분들의 소중한 가르침을 배울 수 있고, 글쓰기 철학을 느낄 수 있는 아주 유익한 책입니다. 꼭 읽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이번에는 그중에 '너에게 묻는다'라는 시로 유명하신 안도현 시인님의 글쓰기, 특히 시에 대한 생각을 적어보려고 합니다. 책의 나온 내용을 제 나름으로 해석해서 써 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처음 글과 마찬가지로 모든 내용을 다 쓰지 않고 저에게 영감을 준 부분만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전체의 내용을 보고 싶으신 분은 꼭 책을 구하셔서 읽어 보시길 바랍니다.

 

그러면 안도현 시인님의 생각을 알아볼까요?

 

 

 

-시를 잘 쓰려면 술을 많이 마셔라. 사람들과 만나 많은 대화를 하라는 말이다.
-사랑하라.
-많이 쓰기 전에, 많이 생각하기 전에 많이 읽어라.
-필사도 하라.

 

사람들과의 만남, 대화를 강조하십니다. 그런 관계 속에서 경험한 것들이 쌓이다 보면 글을 쓰고 싶어 질 것 같습니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질 것 같습니다.

사랑을 하면 사랑하기 전에 못 보던 것들도 보일 것 같습니다.

많이 읽고 좋은 작품을 따라 써 봐라. 여러 작가님들의 거의 공통된 생각이십니다. 많은 작가님들이 경험에서 나오는 조언이므로 꼭 기억해야 할 것 같습니다.

 

 

 

 

 

-시는 우주, 사물, 타자 등 내가 아닌 다른 것, 세상과의 관계를 맺는 과정이다. 그것들과의 관계를 맺은 결과물이 시이다.

-기억은 시의 중요한 질료이다.

 

나와 다른 것들과의 관계, 그 관계의 결과물이 시라는 것. 내가 모든 것들과 관계하는 순간이 시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것을 찾으려면 인생의 순간순간을 허투루 보내지 말고 늘 의식을 깨워 지금 이 순간의 의미를 생각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러한 것들이 모이는 기억이 되겠죠? 그 기억이 시를 만드는 재료가 된다는 말씀인 것 같습니다.

 

 

 

 

 

“백석 시인의 시는 당시 내가 읽어왔던 시와는 전혀 달랐어요. 그 이전의 시는 시인의 주관적인 감정을 적절한 언어료 표현하기만 하면 되는 게 시인 줄 알았는데 백석의 시는 시인이 시에 개입하지 않고도 대상을 객관적으로 거리를 두고 보는 거예요.”



백석, '모닥불'
새끼 오리도 헌신짝도 소똥도 갓신창도 개니빠디도 너울쪽도 짚검불도 가락잎도 머리카락도 헌겊 조각도 막대꼬치도 기왓장도 닭의 깃도 개터럭도 타는 모닥불

재당도 초시도 문장 늙은이도 더부살이 아이도 새 사위도 갓사둔도 나그네도 주인도 할아버지도 손자도 붓장사도 땜쟁이도 큰개도 강아지도 모두 모닥불을 쪼인다.

모닥불은 어려서 우리 할아버지가 어미아비 없는 서러운 아이로 불상하니도 몽둥발이가 된 슬픈 역사가 있다.




백석, '산숙'
여인숙이라도 국수집이다
메밀가루 포대가 그득하니 쌓인 웃간은 들믄들믄 더웁기도 하다
나는 낡은 국수분틀과 그즈런히 나가 누어서
구석에 데굴데굴하는 목침들을 베여보며
이 산골에 들어와서 이 목침들에 새까마니 때를 올리고 간 사람들을 생각한다
그 사람들의 얼굴과 생업과 마음들을 생각해 본다

대상에 거리를 두고 객관적으로 보기.

백석 시인님의 시를 읽어보면 어떠한 시보다 장면이 잘 그려지는 것 같습니다. 시인의 감정 표현이 드러나는 단어 없이도 감정이 전해집니다. '산숙'이라는 시는 한 편의 소설보다 소설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제가 이런 시를 쓸 수는 없겠지만 담담히 써 내려간 시가 더욱 여운을 남길 수가 있다는 점을 알았습니다. 백석 시인님의 책을 더 찾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가까이 있는 것들을 써라. 우리는 항상 안보다 밖에 있는 것을 먼저 찾는다. 자신 안에, 가까이에 소중한 것들이 숨 쉬고 있는데 그걸 먼저 보지 못한다.

-음식은 정성스럽게 만들어야 한다. 글쓰기의 ‘정성’은 몰입이다. 몰입하지 않으면 시 한 편도 제대로 쓰기 어렵다. 모든 감각을 한 곳에 모아야 한다. 시간의 양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순간일지라도 집중해야 한다.

-오래 들여다보면 모두 시가 된다. 관찰의 힘.

내가 아는 것, 내가 일상에서 쉽게 접하는 것들을 먼저 써보라고 안도현 시인님은 말씀하십니다.

또한 장석주 시인님과 같은 '몰입'의 중요성을 강조하십니다. 내가 하는 일에 몰입하려면 그 일을 진정 좋아하고 사랑해야 될 것 같습니다. 어렵겠지만 좋은 시를 쓰려면 내가 쓰고 싶은 것에 몰입하려는 노력이 필요하고, 몰입하려는 연습을 자주 연습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오래 들여다보는 것이 몰입의 출발이 아닐까요?

 

 

 

 

-사과를 시로 쓰라고 한다면?  10가지의 행동을 수행하고 사유하라.
1.  사과를 오래 바라보는 일
2. 사과의 그림자를 관찰하는 일
3. 사과를 이리저리 만져보고 뒤집어보는 일
4. 사과를 담은 접시를 함께 바라보는 일
5. 사과를 한입 베어 물어보는 일
6. 사과에 스민 햇볕을 상상하는 일
7. 사과를 기르고 딴 사람과 과수원을 생각하는 일
8. 사과가 내 앞에 오기까지의 길을 되짚어보는 일
9. 사과를 비롯한 모든 열매의 의미를 생각해보는 일
10. 사과를 완전하게 잊어버리는 일

안도현 시인님이 알려주시는 소재를 보고 시를 쓰기 위한 10가지 행동 수행과 사유입니다. 쭉 읽어보시면서 직접 행동하시고 생각을 정리해 보는 연습을 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 10번째가 인상 깊습니다. 시를 쓰려는 소재를 잊어버려라.

 

 

 

 

<시를 쓰려면 이런 것을 해라>

-많이 쓰기 전에 많이 생각하기 전에 많이 읽어라
-재능을 기대하지 말고 자신의 열정을 키워라
-언제 어디서든 메모할 준비를 해라
-상투적이고 익숙하고 편한 언어들을 버려라
-소재에 집중하기보다 사물을 바라보는 자신의 시각에 집중해라
-필사적으로 필사해라
-고독을 즐겨라
-많이 경험하라
-모방을 배워라. 모방을 하면서 모방을 괴로워해라
-수십 번 수백 번의 퇴고를 즐겨라.

오랜 세월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소중한 방법을 알려주셨습니다. 이것을 알고만 있다면 아무 소용이 없겠죠? 소중한 가르침을 실제로 실행하고 연습하여 나만의 시를 써 봐야만 가치 있는 가르침으로 완성될 것 같습니다.

출중하신 문장가님들이 좋은 글쓰기를 위한 노력으로 제시하는 방법들에는 공통되는 것들이 많이 보입니다. 여러 문장가님들의 공통된 의견이라면 믿고 열심히 따라 연습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안도현 시인님의 시 쓰기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지금까지 시를 써오시면서 알게 된 방법들, 공부하신 것들, 시쓰기 경험들을 독자들에게 아낌없이 알려주는 소중한 글이었습니다. 이 글을 읽고 알게 된 점, 느낀 점을 모두 실행하고 나의 것으로 만들 수 있으려면 많은 노력과 인내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시인님의 가르침을 한 번에 다 따르지 못하더라도 두고두고 기억하며 하나씩 실행해보는 것만으로도 커다란 가치가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정리한 부분은 책의 전부가 아닙니다. 더 자세한 내용과 깊이 있는 공부가 필요하신 분은 꼭 책을 구하셔서 읽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좋은 가르침을 주신 안도현 시인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시인님을 인터뷰하시고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글로 잘 써주신 한정원 작가님에게도 감사드립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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